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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이야기] 배도선 선교사(Peter Pattison) 인터뷰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7.18 | 조회 : 4193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의 주춧돌을 놓아주신 분 중에 Dr. Peter Pattison (한국명 배도선) 선교사님이 계십니다. 선교사님은 OMF 선교회 파송으로 1966년 12월 크리스마스를 한 주 앞두고 가족과 함께 한국에 오셨습니다. 짧은 언어 연수 후에 마산결핵병원을 중심으로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섬기셨고, 1972년에 한국 SU를 설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여전히 그리워하는 선교사님을 안식년을 맞아 영국을 방문한 황병훈 간사가 인터뷰했습니다.

 

  

 

황병훈: 안녕하세요, 선교사님. 한국 SU에서 온 황병훈 간사입니다. 점심 식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물로 화분을 가져왔는데 좋아하시는지 모르겠네요.

배도선: 환영합니다. 저보다는 제 아내가 꽃을 더 좋아하는데, 이제는 집에 없네요. 3개월 전에 하나님 나라로 갔습니다. 지금은 저와 프레드(강아지)만 이 집에서 살고 있지요.

 

황병훈: 아...사모님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배도선: 괜찮습니다. 오랫동안 치매로 고생했는데, 지금은 멀쩡한 모습으로 주님과 함께 있을 테니 더 잘 되었지요. 친구들과 교회 형제, 자매님들이 저와 가족을 위해 은혜 가득한 Thanks Giving 예배를 준비해 줘서 감사한 마음으로 아내를 잘 보냈습니다.

 

황병훈: 장례식을 Thanks Giving 예배로 드리셨군요?

배도선: 네, 저는 그리스도인들이 장례식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주님의 품에 안기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황병훈: 선교사님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러네요.

배도선: 제가 준비한 것 많지 않은데, 햄만 빼고는 모두 제가 직접 농사지은 겁니다. 드시면서 이야기 합시다.

 

황병훈: 직접 농사도 지으시는 군요.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배도선: 요즘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는 어떤가요?

 

 

황병훈: 제가 질문을 드려야 하는데, 먼저 질문을 하셨네요.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는 묵상사역을 꾸준하게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매일성경」으로 묵상하는 분들이 계속 늘고 있고, 특히 교회 단위로 「매일성경」을 단체 구독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습니다. 저희 사역자들도 열심히 교회들을 방문해서 묵상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고요. 물론 어린이, 청소년 선교단체인 만큼 어린이, 청소년 사역의 비중도 점차 넓혀 가고 있습니다.

배도선: 참 좋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황병훈: 저도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지금부터는 제가 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선교사님과 사모님께서 한국에 오셔서 마산에서 사역하시면서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를 설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 여러 동역자들과 함께 하신 것으로 아는데, 한국에서 성서유니온 운동을 하자는 아이디어가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 의해 처음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배도선: 한국에서 성서유니온 사역을 하자는 아이디어는 아마 제가 처음 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아이디어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같은 OMF 소속 선교사였던 John Wallis 선교사와 저와 신학교 동창이었던 김진경 선교사가 소개해서 알게 된 윤종하 총무와 친구가 되어서 무척 가깝게 지냈습니다. 셋이 만나면 한국교회 이야기를 참 많이 했습니다. 당시 한국교회는 말씀이 약했는데,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했지요. 그러다가 UBF를 만났습니다. 동역을 시작했지만, UBF와 추구하는 말씀사역과 저희가 생각하는 말씀사역이 조금 다르더군요. 그때 기도를 하다가 성서유니온이 생각나서 저희가 직접 그 사역을 시작하기로 결정했지요. 제가 말을 꺼냈지만, 윤종하 총무가 결심을 해줘서 시작할 수 있었으니 제 아이디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아이디어’였지요.

 

황병훈: ‘하나님의 아이디어’였다는 말에 깊이 동의가 됩니다. 하나님의 아이디어였으니 지금까지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를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는 것 같고요. 다음 질문은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의 초기 사역에 관한 겁니다. 그러나 정사와 관련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이미 저희가 발간한 역사책이나 한국 OMF 역사책을 통해 알려져 있습니다. 가능하시면 초기 사역과 관련된 재밌는 비사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배도선: 음...여러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먼저 좀 웃긴 이야긴데, 저희 부부가 한국에 도착한 날 윤종하 총무가 꽃을 들고 그의 부친이신 윤봉기 목사님과 함께 저희를 마중 나왔어요. 그런데 윤종하 총무가 그 꽃을 제 아내가 아닌 저한테 내미는 거예요. 영국 사람에게는 꽃은 여자에게만 선물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제가 순간 많이 당황했지요. 그랬더니 제 표정을 본 윤종하 총무도 당황하더군요(웃음). 두 번째는 당시 한국교회 상황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윤종하 총무의 부친이신 윤봉기 목사님께서 병들어 누워계실 때였는데, 교단의 목사님들이 찾아와서는 죄 때문에 병들었으니 회개하라고 그러셨대요. 나중에 목사님의 장례식에서 윤종하 총무를 만났는데, 그 말 때문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많이 괴로워하셨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그 교단 총회에서 저를 초청해 줘서, 제가 “진리운동보다 중요한 사랑운동”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했어요. 예수님은 병든 사람을 사랑하시고 위로하시고 고쳐주셨지 비난하고 정죄하지 않으셨잖아요.

 

황병훈: “진리운동보다 중요한 사랑운동”이라는 말은 오늘을 사는 저희도 가슴에 새겨야할 것 같습니다. 혹시 성서유니온선교회와 관련된 비사 중 기억나시는 게 있으신가요?

배도선: 비사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많이 알려져 있는 이야기일 것 같은데, 초기에 저희가 회의를 위해서 모이면 보통 5시간 이상 토론을 했어요. 정말 치열한 토론이었죠. 그때 우리가 가장 많이 토론한 주제는 “그냥 성경묵상 사역은 안된다. 지속가능한 성경묵상 사역이어야 한다”였어요. 그래서 토론과 토론을 거듭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차용하되 비즈니스가 아닌 사역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요.

 

황병훈: 사역의 지속가능성은 요즘도 저희가 고민하는 주제 중에 하나입니다. 한 예로 한국성서유니온이 이제는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는 단체로 성장을 해서 몽골 성서유니온을 돕고 있는데, 저희 리더십이나 몽골 리더십이 가장 깊게 고민하는 것이 사역의 지속가능성이거든요. ‘비즈니스 모델을 차용하되 비즈니스가 아닌 사역’이라는 말을 잘 고민해 보겠습니다. 사실 드리고 싶은 질문이 많은데 지면이 한정 되어 있어서 한 가지 질문만 더 드리겠습니다. 한국에서 사역하시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배도선: 음...가장 기뻤던 순간은 성서유니온이 아닌 제가 관여했던 다른 선교단체인 CMF 학생 수련회에서 있었어요(웃음). 그때 주제가 아모스였는데 학생들이 “바산의 황소”를 패러디한 “마산의 황소”라는 연극을 준비해서 공연했어요. “마산의 황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괴롭히고 돈을 갈취하고 있는데 주님께서 나타나셨어요. 모두 놀라서 쓰러졌다가 일어나보니 온 몸에 죄를 고발하는 종이가 붙어 있었어요. 주님은 아무 말씀도 없이 사람들의 몸에 붙어있는 죄 목록을 때서 자기 몸에 붙이시고는 십자가에 못 박히셨지요. 그 밤에 많은 학생들이 예수님을 구주로 만나는 걸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그 학생들이 나중에 저 같은 의료 선교사가 되어서 전 세계로 나갔고요. 정말 기쁘고 잊히지 않는 밤입니다.

 

황병훈: 오늘 식사에 초대해주시고, 귀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들은 이야기들은 제가 잘 정리해서 한국의 독자들께 전해드리겠습니다.

배도선: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성서유니온을 위해 계속 기도하겠습니다.

 

인터뷰, 정리 : 황병훈 목사 (콘텐츠기획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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