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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이야기] '지금-여기-나의 언어'로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04.16 | 조회 : 2659

 

 

『어린이를 위한 신앙낱말사전』 저자 인터뷰

 

 

 

 

교회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스물네 개의 신앙낱말을 손에 잡히는 언어로 풀이한 책, 『어린이를 위한 신앙낱말사전』의 저자 김주련 대표(성서유니온)를 만나 우리가 가꿔나가야 할 신앙언어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어떤 필요 때문에 이 책을 쓰신 건가요?

- 전에 「매일성경」 작업을 할 때, 추상적인 단어들이나 진부한 적용들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하나님은 겸손한 자에게 상을 주시니, 겸손하세요.” “이웃에게 복음을 전해요.” 맞는 말이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가닿을까 싶었죠. 그래서 크고 멀리 있는 듯한 신앙용어를 아이들 곁에 작고 구체적인 말로 옮겨주는 일의 필요를 생각했어요.

 

교회 안에서 흔히 사용하는 신앙낱말들이 머릿속에 맴도는 낱말일 때가 많다고 하셨어요. 맴도는 말과 생생한 말은 어떻게 다른 건가요?
- 생생하다는 건, 그 단어가 사용될 때 장면이나 사건이 함께 그려진다는 얘기예요. 예를 들어, ‘구원’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저는 이런 장면을 상상해봐요. 죽어가는 식물에 물을 주자 다시 푸릇푸릇한 생기가 감도는 모습이요. 단어를 말했을 때 그림이 같이 그려지면 훨씬 감각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신앙낱말이 우리의 일상 안에서 실현되게끔 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겠네요.
- 맞아요. 그렇지 않으면 ‘신앙적인 나’와 ‘일상 속의 나’가 분리될 수밖에 없어요. 교회 안에서는 수많은 봉사와 사역을 하지만, 교회 밖에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사람이 생겨나는 거죠. 그래서 신앙낱말을 생생하게 구체화하는 건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더욱 필요한 일 같기도 해요.

 

그럼 이 책은 우리 ‘어른이’들을 위한 책이기도 한 거네요. 일상과 분리되기 쉬운 신앙용어의 예를 더 들어주세요.
- ‘기도할게’, ‘하나님의 뜻일 거야’란 말에 얼마나 진정성이 담겨 있는지, 그냥 남발하는 표현은 아닌지 고민해보면 좋겠어요. 신앙용어를 체화하는 건, 신학을 공부했다고 해서 혹은 성경학교 교사라고 해서 저절로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내가 사용하는 신앙언어가 내 마음, 삶과 일치하는지 반추하는 일이 필요해 보여요.


낱말 풀이를 쓸 때 어떤 사고의 과정을 거치셨는지 궁금해요.
- 사고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언어를 대하는 태도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언어는 알뜰살뜰 가꾸고 돌보고 보살펴야 하는 영역이에요. 하나님이 맡기신 땅을 경작하듯 말이죠. 내가 사용한 언어를 자주 돌아보고, 더 잘 가꾸어 사용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또 나의 언어에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더 투명하게 담아내려는 태도를 가져야 하죠. 이 책에 쓰인 낱말풀이도 그런 마음을 조금이라도 담아보려 애쓴 것 같아요.

 

교회 공동체 차원에서도 기독교의 언어를 살뜰히 경작하는 일이 필요해 보입니다.
- 맞아요. 지금 많은 기독교 언어가 조롱당하고 있잖아요. 이걸 회복하려면 우리가 먼저 기독교 언어를 잘 가꾸고 보살펴야겠죠. ‘거룩’을 생각해보세요. ‘거룩’이란 단어에 우리가 온전히 ‘거룩’을 담아낸다면, 믿지 않는 사람들도 음악을 만들 때, 시를 지을 때, ‘거룩’을 가져다 사용하려고 할 거예요.

 

이 책을 보조자료로 활용해서 신앙낱말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활동을 교회에서 해봐도 좋겠습니다.
- 교회 수련회 때 이 책에 나온 낱말을 종이에 써서 벽에 붙여놓고 게임하듯 동작이나 에피소드로 낱말을 설명하는 활동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런 활동은 아이들이 언어의 확장성을 경험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나만의 신앙낱말사전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분들에게 팁을 주신다면?
- 단어의 설명을 한꺼번에 쓰려고 하지 마시고, 작은 수첩을 들고 다니며 차곡차곡 적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수첩 각 페이지에 ‘은혜’, ‘믿음’ 같은 단어들을 적고 일상을 지내다가, 단어에 대한 이야깃거리가 떠오르면 그때그때 수첩에 적어보세요. 묵상을 하며 성경구절을 적어보기도 하고요. 이런 작업을 통해 독자 여러분이 일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고, 성경 이야기가 여러분의 삶 속에 스며들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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