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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다시 시작된 묵상운동
작성자 : 유보라 | 작성일 : 2020.03.03 | 조회 : 649
첨부파일 : 몽골-sum.png

제법 겨울 티가 나기 시작한 1126일 저녁 몽골 SU를 섬길 사역팀이 인천공항에 모였습니다. 임택분 SU 동서아시아 FDD (Field Development Director)와 이해동 대표 (Diaspora Mongolian Network)까지 함께한 다국적 연합팀이었습니다. 몽골 SU의 다급한 SOS를 받고 모인 팀이라 얼굴에는 긴장감이 맴돌았습니다. 몽골 SU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최근 5년 동안 그 어떤 사역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과거 몽골 SU를 신뢰하고 동역하던 교회들 사이에서 SU가 몽골에서 철수했다는 말까지 돌고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몽골 SU는 옅은 맥박으로 겨우 생명만 유지하고 있던 셈입니다. 그런 몽골 SU의 요청으로 모인 연합팀이니 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합팀을 더 얼어붙게 만든 것은 몽골의 진짜 추운 날씨였습니다. 몽골의 겨울은 너무 추워서 선교사님들마저 한국으로 피신을 한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영하 27도에 체감 온도는 그보다 훨씬 더 낮았습니다. 밖에서 5분만 걸어도 다리가 얼어붙는 고통이 느껴졌습니다. 몽골 SU의 사역도 얼어 있고, 몽골의 날씨도 완전히 꽁꽁 얼어 있었습니다. “불을 지펴 녹여야 한다.” 우리의 사명이 순간 더 명확해졌습니다.

 

 

몽골에 묵상의 불을 다시 지피다

이튿날 아침 첫 번째 묵상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몽골 교회의 지도자들과 소그룹 인도자들이 70석의 공간을 가득 채웠습니다. 강사진도 훌륭했지만, 청중들은 더 훌륭했습니다. 강사가 전하는 내용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 표정과 반응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분이 계셨습니다. 언니에게서 우연히 세미나를 소개받고 참석한 분으로 정말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셋째 날 다른 교회에서 진행하는 묵상 세미나에도 참석하셨습니다. 낯익은 얼굴이라 인사를 나누는데, 간증을 하셨습니다. ‘첫날 강의를 듣고 집에 돌아갔는데 말씀을 묵상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어서 생애 처음으로 요한복음 1장을 펴고 배운대로 묵상을 했다고얼마나 기뻤으면 다시 찾아와서 간증까지 하셨을까 하는 생각에 감동이 되었습니다. 감사하고 기쁜 소식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셋째 날 세미나를 진행한 교회에서는 묵상을 반드시 해야겠다며 몽골어 매일성경의 단체 구독을 결정했습니다. 한 사람 안에서, 또 한 공동체 안에서 우리 사역의 작은 불이 타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 몽골 SU는 한때 세 종류의 몽골어판 매일성경(성인, 청소년, 어린이)2000부 가까이 발행하며 몽골의 묵상 운동을 주도했습니다. 그러나 2014년부터 사역이 위축되기 시작해서 급기야 사라졌다라는 말까지 돌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201911월 영하 20도의 맹추위 속에서 말씀 묵상의 불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 불길이 아무런 준비도 없던 상태에서 갑자기 타오른 것은 아닙니다. 2014년에 조직된 몽골 SU 이사회는 매월 정기 모임을 가지며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2018년부터는 한국 SU와 밀접히 교제하며 몽골어 매일성경을 완전히 새로운 책으로 리뉴얼한 상태였습니다. 새로운 불길이 일어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이번에 시작된 불은 쉽게 꺼지지 않고 계속 타오를 것입니다. 700부로 시작한 몽골어 매일성경(리뉴얼 버전)이 한 호만에 1200부로 늘었고, 이번 세미나의 결과로 신학교들이 묵상을 정규 과목에 편성하는 것을 논의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부디 이 불이 계속 타오를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5년 후를 기대하며

셋째 날과 넷째 날에는 말씀 묵상 세미나와 함께 몽골 SU의 자립을 위한 사역 전략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위해 특별히 동행한 임택분 FDD가 강의를 한 후, 비전 수립을 위한 워크샵을 인도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워크샵은 실질적인 비전을 논의하는 토론장이 되었고, 마라톤 토의 끝에 다음 5년 간 몽골 SU가 붙잡을 새로운 비전을 결정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어린이와, 청소년, 그들의 가족들을 찾아가게 하자.” 비전이 결정되고 선포되는 순간 모두가 감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몽골 SU는 이 비전을 따라 향후 5년의 사역 계획을 논의할 것입니다. 이 일은 하루 이틀에 끝날 일이 아니기에 2020년을 5개년 사역 전략을 수립하는 해로 결정하고 6월에 다시 모이기로 했습니다. 처음 임택분 FDD의 강의를 들으며 반신반의하던 이사님들이 23일의 숙박 워크숍을 먼저 제안할 정도로 바뀌는 모습에서 희망이 보였습니다. 모든 회의가 끝난 후 몽골 이사님들은 하나같이 밝은 얼굴로 미래에 대한 소망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5000명의 묵상인, 어린이 캠프, 자립, 다른 나라를 돕는 몽골 SU 등 소망 가득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시편 기자의 고백처럼 소망은 하나님을 좇아 나는 것이니(시편 62:5), 이 소망들이 5년 후에 열매로 나타나도록 하나님께 기대하고 기도할 것입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45일의 일정이 마치 하룻밤처럼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바짝 얼은 긴장감으로 시작했던 사역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경험하고 작은 열매까지 맛보았으니, 연합팀의 얼굴에서 넉넉한 웃음들이 배어나왔습니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사람은 기쁨으로 단을 가지고 돌아온다.” 시편 기자의 고백이 조용한 새벽 비행기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 넉넉한 느낌 안에서 기도했습니다. “주님 저희는 잠시 있다가 떠나지만, 주님은 계속 몽골에서 일하실 것을 압니다. 시작하신 일을 끝까지 이루실 주님을 찬양합니다.”

 

: 황병훈 간사(성서유니온 국제사역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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