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가 만드는 놀이터, BnB 스포츠 캠프
- BnB 스포츠 캠프 후기: 2019.7.24-27
글: 이웅용 목사(콘텐츠기획국 캠프연구원)
‘우와!’ 배드민턴 코트에 발을 디딘 캠퍼들의 눈이 휘둥그레 해집니다. 멋진 시설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 멋진 코트가 오직 서른 명의 캠퍼만을 위해 준비되어 있다니! 뭔가 어색하고 신기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 캠프는 조금 이상합니다. 다른 캠프와 출발이 다릅니다. 캠프 장소로 모인 캠퍼들 앞에 삼촌뻘 되는 아저씨가 나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캠프 대장입니다. 지금은 오리엔테이션 시간입니다. 저희가 준비한 이 다섯 가지 원칙을 봐주세요. 동의가 되나요?” 간단한 원칙임에도 동의를 묻는 게 이 캠프의 시작입니다. “동의를 했으니 이젠 여러분의 책임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자율은 책임을 기반으로 누리는 거니까요. 저희가 청소년 캠퍼를 대하는 방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정중히 대할 때 상대가 더 잘 한다고 믿습니다. 여러분이 격 있게 행동한다면, 저희 역시 여러분을 격 있게 대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어린이처럼 행동하면, 저희 역시 그렇게 대할 거예요. 여러분의 마음가짐에 따른 행동이 저희가 여러분을 대하는 방식을 결정할 겁니다.” 캠프 대장의 편안하면서도 정중한 태도에 얼떨떨하면서도 동시에 집중하게 됩니다.
위의 글은 한 캠퍼가 느낀 캠프의 첫인상을 제가 재구성한 것입니다. 그는 배드민턴 때문에 캠프에 왔고, 그저 원 없이 배드민턴을 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캠프가 끝나고 보니 배드민턴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캠프의 분위기’였습니다. 함께 생각하고 함께 결정한 후에 책임으로 이끄는 캠프 분위기가 자신에게 가장 큰 흔적을 남겼다고 합니다. 캠프를 준비하고 진행한 사람으로서 저는 이 캠퍼의 생각을 전적으로 환영했습니다. ‘외국의 캠프 자료’, ‘전문 코치의 훈련’, ‘묵상 전문가의 성경읽기 지도’도 B&B 캠프의 특색이긴 하지만, 제가 캠퍼들에게 정말 주고 싶었던 것은 ‘캠퍼 스스로 결정하고 참여하는 것을 지지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캠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견 제시, 그리고 차기 캠프 기획이 이루어졌습니다. 캠퍼 개인의 발전과 캠프의 발전 모두를 지향하는 B&B 캠프를 저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B&B 캠프는 캠퍼가 만드는 놀이터다!”
B&B 스포츠 캠프 자원봉사자의 소감
글: 황영일 목사(아이터교회, B&B 캠프 자원봉사자)
저는 작년 여름부터 올해까지 총 세 번 B&B 캠프에 참여했습니다. B&B 캠프는 배드민턴이라는 스포츠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도전을 주는, 전에 없던 캠프였습니다.
“캠프에 가서 배드민턴만 즐기고, 성경은 깊게 들여다보지 못하는 것 아닌가?”하고 얼핏 판단할 수도 있겠으나, 세 차례 캠프 스태프로 섬기며 지켜보니 오히려 정반대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운동을 하며 서로 친밀해진 상태에서 성경읽기를 하니, 청소년들에게 복음이 더 깊이 전달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재등록률도 꽤 높았고, 캠프 후 설문을 했을 때 3박4일이 짧으니 5박6일로 진행하자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제가 느낀 B&B 캠프의 특징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여러 스태프의 헌신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캠프를 통해 복음을 더 깊이, 더 행복하게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스태프들은 각자의 교회에서 헌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랜 기간 기도하며 준비합니다.
둘째, 각 캠프마다 ‘큐티 훈련’ 혹은 ‘사도행전’과 같은 주제를 갖춰 청소년들이 성경과 친숙해 질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합니다.
셋째, 큐티를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청소년들도 묵상하는 방법, 즉 하나님 말씀과 관계 맺는 방법을 배웁니다. 그리고 캠프 이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도 큐티는 진행됩니다.
넷째, 스포츠를 통해 청소년들은 상대방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해야 함을 배웁니다. 배드민턴 코트에서 내 자리를 지켜야 하듯이, 세상에서 예수님의 자녀로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배웁니다.
다섯째, 자율성에 기초합니다. B&B 캠프에서는 일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참여한 청소년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합니다. 이렇게 캠프를 해보면 청소년들이 시간 준수와 조별모임 등을 모두 스스로 해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함과 들음, 배려와 협력, 그리고 관계와 변화가 있는 B&B 캠프에 자원봉사자로 참석해서 저는 참 행복했습니다.
